반응형 오십보의일상다반사36 [일상다반사] Fab — 대장간에서 반도체 공장까지, 한 단어가 만든 2천 년의 여정(팹리스, 파운드리) [일상다반사] Fab — 대장간에서 반도체 공장까지, 한 단어가 만든 2천 년의 여정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반도체 경제학 7편] 공장을 가졌다는 죄 — 팹리스·파운드리·IDM에서 팹리스·파운드리·IDM 이야기를 다루면서, 계속 마음에 걸리는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Fab. 반도체 공장을 가리키는 이 짧은 단어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서 파고들어봤는데, 뿌리를 따라가다 보니 로마의 대장장이까지 닿았습니다.대장장이가 남긴 격언Fab의 어원은 라틴어 faber(파베르)입니다. 단단한 재료, 특히 금속·돌·나무를 다루는 숙련된 일꾼을 가리키던 말이었습니다. 철 대장장이는 faber ferrarius, 목수는 faber lignarius라 불렸고, 이들을 통칭하는 단어가 faber였습니다.로마인들은 이 단어.. 2026. 8. 8. [일상다반사] 세하도 —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초원, 그리고 우리 식탁과의 연결 [일상다반사] 세하도 —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초원, 그리고 우리 식탁과의 연결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지도에서 브라질을 찾으면 북쪽에 아마존 열대우림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남쪽, 지도에서 연한 갈색으로 표시되는 광대한 지역이 있습니다. 브라질 국토의 약 21%를 차지하는 이 땅이 **세하도(Cerrado)**입니다. 세하도는 포르투갈어로 '닫힌', '우거진'이라는 뜻입니다. 열대 사바나와 초원이 뒤섞인 이 생태계는 지구상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높은 사바나 지역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땅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 중 하나가 우리 밥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브라질 세하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세하도는 어떤 땅인가아마존이라는 이름이 워낙 유명해서, 세하도는.. 2026. 8. 6. [일상다반사] 100조 마르크 지폐 — 벽지보다 싼 돈이 존재했던 날들 [일상다반사] 100조 마르크 지폐 — 벽지보다 싼 돈이 존재했던 날들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1923년 독일에서는 지폐가 벽지보다 싸졌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풍경이 벌어졌습니다.어느 집 남자가 벽에 종이를 풀로 바르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그게 모두 지폐입니다. 100만 마르크, 10억 마르크, 100억 마르크짜리 지폐들이 그냥 벽지로 붙어 있습니다. 실제 벽지를 사는 것보다 지폐를 뜯어 붙이는 게 더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지폐 묶음으로 레고처럼 탑을 쌓았고, 어느 여인은 아궁이에 장작 대신 지폐 한 묶음을 던져 넣었습니다. 나무를 사는 것보다 돈을 태우는 게 더 싸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지폐로 연을 만들어 하늘에 날리기도 했습니다. 연 만들기용 종이보다 돈.. 2026. 8. 4. [일상다반사] UN 평화유지군은 누가 돈을 내나 — 1964년부터 지금까지, UNFICYP이 60년 넘게 유지되는 이유 [일상다반사] UN 평화유지군은 누가 돈을 내나 — 1964년부터 지금까지, UNFICYP이 60년 넘게 유지되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선을 긋는 사람들 10편에서 키프로스를 다루면서 한 줄을 쓰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UN 평화유지군(UNFICYP)은 1964년부터 60년 넘게 이 섬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60년. 병사 한 명 한 명의 월급, 장갑차의 연료비, 180km 버퍼존을 순찰하는 헬리콥터 비용. 그 돈은 도대체 누가, 어떤 구조로, 왜 계속 내고 있는 걸까요. 공부해봤습니다.먼저 큰 그림부터 — UN 평화유지 예산은 얼마나 될까2024~2025 회계연도(7월~다음 해 6월) 기준으로 UN 평화유지 예산은 약 56억 달러(약 8조 원) 규모입니다. 현재 11개의 평화유지.. 2026. 8. 1. [일상다반사] 살아있다는 것의 가격 2편 — 빙장회·선어회의 경제학, 부산 영도와 자갈치의 두 가지 신선함 [일상다반사] 살아있다는 것의 가격 2편 — 빙장회·선어회의 경제학, 부산 영도와 자갈치의 두 가지 신선함 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1편에서는 살아있는 광어가 제주 양식장에서 서울 횟집 수족관까지 오는 여정을 따라갔습니다. 절식, 활어차, 액화산소통, 장외도매시장 — 그 500km짜리 생존 여정에 얼마나 많은 비용과 노동이 녹아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 반대편에서 시작합니다.부산 영도, 외진 골목 안쪽에 빙장회를 전문으로 하는 횟집들이 있습니다. 처음 온 사람들이 묻습니다. "빙장이라는 생선이 있어요?" 없습니다. 빙장(氷藏)은 얼음(氷)에 저장한다(藏)는 뜻입니다. 즉 빙장회는 얼음에 보관한 회, 살아있지 않은 생선으로 만든 회입니다. 그런데 이 '죽은 생선'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살아.. 2026. 7. 30. [일상다반사] 살아있다는 것의 가격 1편 — 활어차·수족관·장외도매시장의 경제학 [일상다반사] 살아있다는 것의 가격 1편 — 활어차·수족관·장외도매시장의 경제학 ⚠️ 이 글은 경제사·식문화 교육 목적의 콘텐츠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횟집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메뉴판도 아니고, 인테리어도 아닙니다. 입구에 놓인 수족관입니다. 파란 조명 아래 광어가 납작하게 붙어 있고, 우럭이 유유히 헤엄치고, 전복이 벽에 붙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 풍경을 너무 당연하게 봐왔습니다.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 물고기들이 어떻게 저기까지 살아서 왔을까?" 제주 앞바다 양식장에서 서울 강남 횟집 수족관까지, 거리만 따지면 편도 500km가 넘습니다. 그 500km를 살아서 건너오기 위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오늘은 그 이야기를.. 2026. 7. 28.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