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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경제학] 에어컨 — 계급의 기계가 필수재가 된 날, 그리고 그 대가 [사물의 경제학] 에어컨 — 계급의 기계가 필수재가 된 날, 그리고 그 대가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발명 목적이 사람의 더위가 아니었다1902년, 뉴욕 브루클린의 한 인쇄소에 장치 하나가 들어섰습니다. 여름 습기에 종이가 늘어나고 잉크가 번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온습도 조절 장치였습니다. 젊은 엔지니어 윌리스 캐리어(Willis Carrier)가 설계했고, 훗날 그가 세운 회사의 이름이 됐습니다. 정확히는 오늘날 가정에서 쓰는 소형 냉방기와는 다른, 대형 공기조화 시스템에 가까웠습니다. 에어컨은 처음부터 사람을 시원하게 하려는 기계가 아니라, 생산 공정의 품질을 안정시키는 산업 설비로 출발한 셈입니다.그로부터 한 세기 남짓이 지나, 한국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6. 8. 11.
[선을 긋는 사람들 14편] 국경을 바꾼 나라들 — 선이 답이었는가 [선을 긋는 사람들 14편] 국경을 바꾼 나라들 — 선이 답이었는가 오십보입니다. 오늘은 "선을 긋는 사람들" 시즌1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오늘의 장면 — 2025년, 주바2025년 초, 유엔 남수단 인권위원회는 짧은 문장 하나를 발표했습니다. "올해만 30만 명이 새로 피란길에 올랐다." 남수단의 수도 주바를 처음 찾는 사람은 당황합니다. 독립국의 수도치고는 포장도로가 드물고, 저녁이 되면 총성이 들릴 때가 있습니다.그런데 이 나라는 불과 2011년에 독립했습니다. 독립 국민투표 찬성률은 98.83%.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민심이 만들어낸 나라였습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 남수단은 취약국가지수(Fragile States Index)에서 최근 수년간 세계 최상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6. 8. 11.
[일상다반사]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 이름 하나에 담긴 한국 교육의 역사(1995년 8월11일) [일상다반사]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 이름 하나에 담긴 한국 교육의 역사(1995년 8월11일)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1995년 8월 11일, 교육부는 '국민학교'라는 명칭을 '초등학교'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학교 이름이 당장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교육법 개정과 행정 절차를 거쳐 1996년 3월 1일부터 전국의 국민학교가 공식적으로 초등학교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국민학교라는 이름은 1941년 일제강점기의 국민학교령에서 시작됐습니다. 조선의 초등교육기관 명칭은 그전에도 보통학교, 소학교 등으로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1941년 국민학교령에 따라 국민학교라는 이름이 새로 도입된 것입니다. 당시 학교는 오늘날처럼 단순히 어린이에게 기초지식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황국신민화와 .. 2026. 8. 11.
[반도체 경제학 8편] 트럼프와 반도체 지정학 — CHIPS Act와 텍사스 공장의 현재 [반도체 경제학 8편] 트럼프와 반도체 지정학 — CHIPS Act와 텍사스 공장의 현재📌 도입 — "인텔 지분을 더 샀어야 했다"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2026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확보한 인텔 지분 9.9%를 두고 "더 많이 매입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취득 당시 약 89억 달러였던 이 지분의 평가액이 이후 인텔 주가 상승으로 크게 불어났다는 보도가 이 발언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그는 또 "내가 대통령일 때 기업들이 중국산 반도체를 들여오기 시작했다면 인텔을 보호하는 관세를 부과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덧붙였습니다.번외편(TSMC 실리콘 방패)에서 "왜 미국이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끌어당기려 하는가"를 짧게 다뤘는데, 오늘은 그 정책의 실체.. 2026. 8. 11.
[일상다반사] 1793년 8월 10일, 왕의 보물창고가 시민의 것이 된 날 — 루브르가 열렸고, 232년 후 서울도 세계 3위가 되었다_국립중앙박물관 [일상다반사] 1793년 8월 10일, 왕의 보물창고가 시민의 것이 된 날 — 루브르가 열렸고, 232년 후 서울도 세계 3위가 되었다_국립중앙박물관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오늘, 1793년 8월 10일에 아주 조용하고도 혁명적인 일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궁전이 처음으로 일반 시민에게 문을 열었습니다. 궁전이 박물관이 된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것들은 이제 왕의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것입니다"라는 선언이 돌과 대리석으로 가득 찬 그 공간을 통해 울려 퍼진 날이었습니다.혁명 이전의 루브르루브르의 시작은 박물관이 아니었습니다. 12세기 말, 필리프 2세가 파리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요새였습니다. 14세기 샤를 5세가 이를 왕궁으로 개축했고, 이후 수백 년 동안 프랑스 왕들이 살면서.. 2026. 8. 10.
[식용유의 경제학 16편 · 마지막] 고래기름 — 세상을 밝히다 사라진 기름, 그리고 기름의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 [식용유의 경제학 16편 · 마지막] 고래기름 — 세상을 밝히다 사라진 기름, 그리고 기름의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질문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식용유의 경제학 마지막 편입니다. 1편 참기름에서 시작해 들기름, 옥수수기름, 카놀라유, 올리브유, 올리브나무, 아보카도유, 팜유, 코코넛오일,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면화씨유, 라드와 Oil의 두 얼굴, 대두유, 잊혀진 전통 기름들까지. 15편에 걸쳐 기름의 세계를 읽어왔습니다. 마지막은 고래기름입니다. 고래기름은 우리 식탁에 없습니다. 지금 마트에서 살 수 있는 기름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기름을 마지막 편으로 고른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쓰는 기름들이 존재하게 된 것이, 어느 정도는 고래기름이 사라진 자리를 채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래기름의 역.. 2026.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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