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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보의경제이야기122

[일상다반사] 1793년 8월 10일, 왕의 보물창고가 시민의 것이 된 날 — 루브르가 열렸고, 232년 후 서울도 세계 3위가 되었다_국립중앙박물관 [일상다반사] 1793년 8월 10일, 왕의 보물창고가 시민의 것이 된 날 — 루브르가 열렸고, 232년 후 서울도 세계 3위가 되었다_국립중앙박물관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오늘, 1793년 8월 10일에 아주 조용하고도 혁명적인 일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궁전이 처음으로 일반 시민에게 문을 열었습니다. 궁전이 박물관이 된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것들은 이제 왕의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것입니다"라는 선언이 돌과 대리석으로 가득 찬 그 공간을 통해 울려 퍼진 날이었습니다.혁명 이전의 루브르루브르의 시작은 박물관이 아니었습니다. 12세기 말, 필리프 2세가 파리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요새였습니다. 14세기 샤를 5세가 이를 왕궁으로 개축했고, 이후 수백 년 동안 프랑스 왕들이 살면서.. 2026. 8. 10.
[사물의 경제학] 선풍기 — 기온을 낮추지 않는데 시원한 기계의 경제학 [사물의 경제학] 선풍기 — 기온을 낮추지 않는데 시원한 기계의 경제학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폭염 속, 선풍기가 만능은 아니라는 경고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눈에 띄는 권고를 내놨습니다.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면 선풍기 사용을 자제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극한 고온에서는 선풍기 바람이 오히려 몸에 열을 더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이 권고 한 줄이 선풍기의 본질을 압축하고 있습니다. 선풍기는 공기를 차갑게 만드는 기계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수십 년째 선풍기를 켜며 여름을 버텨왔을까요. 그리고 왜 어떤 선풍기는 5만 원이고 어떤 선풍기는 40만 원일까요. 오늘은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첫 번째 축 — 원리·심리: 기온은 그대로인데 왜 시원한가선풍기의 냉.. 2026. 8. 10.
[일상다반사] 나는 원하지 않았다 — 8월 9일,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분리된 날의 이야기 [일상다반사] 나는 원하지 않았다 — 8월 9일,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분리된 날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오늘은 8월 9일입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지금쯤 마리나베이 상공에 불꽃이 터지고, 수만 명의 시민이 국가를 부르고 있을 겁니다. 내셔널 데이(National Day), 독립 제61주년입니다. 그런데 이 나라의 독립기념일 뒤에는 특이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독립기념일은 "우리가 싸워서, 혹은 협상해서 쟁취했다"는 서사를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싱가포르의 독립 선언 당일, 초대 총리는 TV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기쁨의 눈물이 아니었습니다.말레이 반도의 끝, 섬 하나싱가포르는 말레이 반도 끝에 붙은 섬으로, 국토 면적은 약 730km²(매립에 따라 조금씩 변합니다), 서.. 2026. 8. 9.
[선을 긋는 사람들 13편 · 유럽 C편] 유럽의 역설 — 선을 지우는 데 성공한 대륙이 왜 다시 국경을 닫고 있는가 [선을 긋는 사람들 13편 · 유럽 C편] 유럽의 역설 — 선을 지우는 데 성공한 대륙이 왜 다시 국경을 닫고 있는가여러분, "선을 긋는 사람들" 열세 번째 이야기이자 유럽 3부작의 마지막 편입니다. 11편의 첫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탄 여행자가 여권 한 번 꺼내지 않고 파리에 도착하는 장면입니다. 그때 우리는 "이 평온함이 얼마나 최근의 일인가"를 물었습니다. 이제 거꾸로 물을 차례입니다. 이 평온함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오늘의 장면 — 석탄과 철강에서 시작된 발상두 나라가 싸우려면 철강이 필요하고, 철강을 만들려면 석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석탄과 철강을 같이 관리하면 싸울 수 없지 않을까요. 1950년, 이 단순한 논리가 역사를 바꿉니다. 선은 어떻게 지워졌나1950년 5.. 2026. 8. 8.
[사물의 경제학] 냉장고 — 보급률 100%의 가전이 만든 것과 빼앗은 것 [사물의 경제학] 냉장고 — 보급률 100%의 가전이 만든 것과 빼앗은 것안녕하세요, 오십보입니다.◼ 가장 조용한 혁명냉장고는 혁명처럼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세탁기·텔레비전·전화기처럼 등장 순간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았습니다. 그냥 주방 한 켠에 놓였고, 조용히 켜져 있었고, 어느 날 보니 없으면 안 되는 물건이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조용한 상자 하나가 직업을 지웠고, 식생활의 리듬을 바꿨고, 수조 원짜리 산업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콜드체인 편]에서 산업 단위 냉각을 읽었다면, 오늘은 그 원리가 가정 안으로 들어온 뒤 무슨 일이 생겼는지를 몇 가지 축으로 읽겠습니다.◼ 첫 번째 축 — 전환: 아이스맨이 사라진 날1920년대 미국 도시에는 아이스맨(iceman)이라는 직업이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 2026. 8. 8.
[고려편 5] 직지와 금속활자 — 가장 빠른 기술은 왜 혁명이 되지 못했나 [고려편 5] 직지와 금속활자 — 가장 빠른 기술은 왜 혁명이 되지 못했나 지난 글에서 오십보는 고려청자를 보았습니다.청자는 중국에서 들어온 기술이었지만, 고려는 비색과 상감이라는 자기만의 답을 찾아냈습니다. 기술과 수요, 왕실의 후원 체계가 만나 하나의 브랜드가 된 사례였습니다. 이번에는 반대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고려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 있었습니다.금속활자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고려는 구텐베르크보다 앞서 금속활자로 책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처럼 인쇄 혁명, 종교개혁, 과학혁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오늘의 주인공은 직지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질문은 이것입니다.가장 빠른 기술을 가진 나라가 왜 가장 큰 변화를 만들지는 못했을까요.직지는 무엇인가직지의 원래 .. 202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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